미래의 농업을 이끌어갈 광주 자연과학 고등학교 청소년들이 저희 농장을 방문했습니다.
이 농부의 첫째 아들녀석도 중 3인데 .. 곧 고등학교에 들어갑니다.
농업고등학교에 가서 아비의 뜻을 이어받아 농장을 운영하겠다고 합니다.
기특하고.. 자랑스럽습니다.
이 아이들이 나중에서 커서 돈과 물질만이 전부가 아닌 곳도 있다는 걸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
현실세계에도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농장을 방문하겠다는 학교의 요청에 선뜻
허락했습니다.
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계란 포장하는 방법과 생산되어지는 과정을 호기심 많은 눈으로 질문을 합니다. 이 농부도 이만한때가 있었고, 그때 저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궁금한게 참 많았습니다. 그런데 막상 질문에 답을 하자니 말문이 막힙니다.
어떻게 하면 지금까지 지내온 그 시간들을 얘기할 수 있을까?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반복하면서 여태껏 시지프 신화에 나오는 바위를 굴리는 사나이처럼 지리멸렬한 그 가시밭 길의 시간을 이 아이들에게 얘기할 수 있을까? 이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? 혹시 아예 이쪽으로 고개를 돌려버리지는 않을까?
그럴듯 하게 포장하여 이 아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이 곳 농촌에 정착하여 농업에 희망을 가지고 이 길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...그게 이 농부가 해야 할 말인것 같은데.. 차마 그렇게 말하기에 현실은 너무 거대한 벽이 가로막고 있어 순간 생각이 꼬여 말문이 막힌것입니다.
저희 세대가 이루지 못한 일들을 저희 아들 세대에서 이뤄지겠지요. 이 농촌에도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저희 어렸을적때처럼 부락 주민들이 어울리고, 곳곳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겠지요.
그게 몇년이 되었든 몇십년이 되었든 꼭 이뤄지겠지요.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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